일상다반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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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게 사랑을 받고만 싶어
조만간 시골로 귀촌해서 살아보려고 한다. 이런 계획을 주변에 말했더니 다들 '갯마을 차차차'라는 드라마를 보라고 하더라. 궁금해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는데 드라마에서 나오는 시골 풍경, 사람 냄새, 홍반장이 들고 있는 책까지 모두 내 취향이었다. 그리고 최유리의 '바람'이라는 노래가 너무 좋더라. 원래 노래를 한 곡 반복으로 듣는 스타일이라 하루 종일 듣고 있는데 '가난하게 사랑을 받고만 싶어'라는 가사가 귀에 계속 맴돌았다. '가난하게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가수 최유리 님의 대답은 '어떤 걱정이나 고민 없이 사랑을 받기만 하고 싶다.', 사랑'을' 받고 싶다는 말을 강조한 것이라고 한다.) 이미 뜻이 알려져 있지만 약간 와닿지 않아서 멋대로 해석해보았다. '가난함'은 사람을 배..
2021.10.11 -
고양이와 함께한 지 10일째
집 바로 앞에 길고양이가 새끼를 6마리나 낳았다. 새끼 고양이들이 단체로 허피스에 걸려서 콧물 흘리고 기침하고 눈을 제대로 못 떴다. 바로 근처 과자점에서 치료가 필요한 2마리를 거두고 내가 한 마리를 거두었다. 그렇게 우리 집에 2개월짜리 꼬물이가 들어왔다. 평생을 길에서 살다가 집으로 들어왔는데 곧바로 애교도 부리고 밥도 잘 먹더라. 다행이었다. 다만 기침이 너무 심했다. 정말 다 죽어가는 사람이 내는 듯한 걸걸한 소리를 내었다. 며칠 뒤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기관지염이라고 한다. 곰팡이성 피부병도 있었다. 내 호흡기쯤이야 뭐 아프면 그만이겠지만 1kg이 약간 넘는 이 작은 고양이가 아플까 싶어서 이 더운 여름에 에어컨도 못 틀고 재택근무를 했다. 한 이틀을 버티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에어컨을..
2021.08.16 -
엄마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아프진 않나?’ ‘밥은 먹었나?’하는 걱정에 매일을 그리워하지만 만나지 않아도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 나의 카카오톡 프로필의 음악을 들어주고 그 음악이 너무나 좋다며 나의 듣는 귀를 칭찬해주는 사람,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나를 생각해주리라 확신이 가는 사람. 물론, 나도 생각하게 되는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당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의 삶의 목표이지만 그렇다고 서로가 전부가 되지는 않는 사람, 10초라도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하는 사람. 그리고 그 전화가 혹 부담스러울까 쉽게 전화하지 못하는 사람, 존재를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그런 사람 없으리란 거 안다. 엄마 같은 엄마에게 감사하고 더 마음껏 사랑하자. 엄마라는 사람을 떠올리면 '사랑'이라는 것의..
2020.11.16